Vegan Life
율곡 이이[1536-1584]/동호문답 본문
<이이 동호문답>
경기도 파주시 율곡리에 있는
"화석정(오언율시)"
율곡 이이(8살)
"숲 속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으니
쓸쓸한 나그네의 상념은 끝이 없구나.
멀리 물길은 푸른 하늘과 닿아있고
서리 맞은 단풍은 붉은 해를 향하고 있네.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내고
강은 만 리의 바람을 머금었다네.
변방의 저 기러기 어디로 가는지
울음소리가 저무는 구름속으로 끊어지누나."
<신하의 길>
도에 대한 배움이 부족함에도 먼저 일부터 행한다면
그것은 유능한 목수대신 서투른 솜씨의 목수가
나무를 자르는 식이어서 손을 다치기 쉬운 법과 같은 것이오.
빛을 감추고 수신하면서 연장을 익힘은
자벌레가 몸을 한 자 굽혔다가 나중에 더 크게 펴는 것과 같지요.
<도학이란 무엇을 배우는 것입니까?>
도학이란 격물치지로 선을 밝히고 성의, 정심으로 수신하는 것으로
도학이 자신에게 쌓이면 천덕(자연의 본성)이 되고
정치에 시행되면 왕도정치가 되지요.
독서는 격물치지하는 방법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으니 독서만하고
실천이 없으면 앵무새가 말 잘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소.
<치세와 난세의 때>
치세와 난세는 사람에게 달린 것이지 때와는 관계가 없소.
때라는 것은 윗자리에 있는 자가 하는 바에 달린 것이어서
만약 우리 성상께서 분연히 일어나 옛 도를 회복하고자 하신다면
가라앉았던 인심이 일어나고 꺽였던 사기도 회복될 것이니
어찌 때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소.
<입지>
(주상께서) '무릇 이치를 궁구하고 본성을 다하는 것(궁리진성)'에 뜻을 두신다면
구차하게 자잘한 일들을 성취하려는 논의들이 끼어들지 못할 것이요.
'백성들을 새롭게 하는 것(신민)'에 뜻을 두신다면
유행하는 세속이 견지하는 일상적인 주장들에 그애받지 않을 수 있을 것이요.
'아내에게 모범이 되는 것(서경, 요전)'에 뜻을 두신다면
궁녀와 내시들이 차려주는 잔치의 즐거움이
마음을 유혹하지 못할 것이요.
'요임금의 모자토계'에 뜻을 두신다면
수레나 궁실을 꾸미는 일에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 수 있을 것이오.
'박시제중(널리 은혜를 베풀고 민중을 구제하는 것)'에 뜻을 두신다면
단 한명의 백성이라도 그 은혜를 입지 못하는 일이 있으면
이것을 모두 자신의 걱정거리로 삼을 것이오.
'예악을 닦아 밝히는 일'에 뜻을 두신다면
한 가지 제도라도 옛 도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면
이것을 자신의 고통으로 삼을 것이오.
진실로 주상께서 이러한 데에 뜻을 세우고자 하신다면
성인을 표준으로 해야 할 것이오.
성인을 표준으로 삼고자 하신다면
반드시 성인의 학문을 배운 후에야 가능하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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