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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이이/성학집요(성인이 갖추어야 할 배움의 모든 것)

Vegan Life 2014. 4. 25. 17:00

율곡 이이가 성학집요를 선조임금께 올리면서

선조임금께 직언한 서문의 내용들이 너무나 아름다워

일부를 발췌하여 이 곳에 옮겨 적어봅니다.

 

"(전하는) 영특한 기질을 너무 드러내서 착한 것을 받아들이는 도량이 아직 넓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내어서 남을 이기기 좋아하는 사사로운 마음을 아직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단점을 제거하지 않으면 참으로 도에 들어가는데 방해가 됩니다.

 

어찌해서 확고하게 뜻을 세우지 않고 널리 착한 것을 취하지 않습니까?

 

전하께서 한가한 때나 혼자 계실 때 무슨 책을 완미하고

무슨 일을 하시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자질이 아름다워도 배양하지 못하고 병이 깊어도 치료하지 못한다면...

 

온 마음을 다 기울여 글을 읽고 대상 사물에 나아가 이치를 탐구하소서.

마음에 거슬리는 말을 하면 반드시 도리에 맞나 따져 보고

뜻에 맞는 말을 하면 반드시 도리에 맞지 않는가 따져 보소서.

 

곧은 여론을 즐겨 듣고

뜻을 어기는 것을 싫어하지 말아서

착한 것을 받아들이는 도량을 넓히며

의리가 귀결되는 곳을 깊이 살피고 자신을 굽히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서

남을 이기려는 사사로운 마음을 버리소서.

 

일상 생활을 성실하게 실천하여 한가지 일이라도 실수가 없고

조용하게 혼자 있을 때 마음가짐을 순수하고 돈독하게 지켜서

한 가지 생각이라도 잘못이 없게 하소서.

 

중도에서 게으르지 말고 작은 성공에 만족하지 말며

병의 뿌리를 모두 제거하고 아름다운 자질을 완전하게 하소서..."

 

 

"신이 생각건데

도는 오묘해서 형체가 없으므로 도를 표현하는데

사서와 육경에서 이미 도를 밝히고 구비하였으니

사서와 육경이 너무나 방대하여 요령을 얻기 어려워 선현이 <대학>을 내세워서

규모를 세웠는데 성현의 수많은 가르침이 모두 여기서 벗어나지 않으니

이 책이야 말로 요령을 얻는 방법입니다.

 

학문을 할 때는 본래 널리 배워야지 지름길을 따라

요약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배우는 사람이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마음을 굳게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넓히는 것만 일삼으면

마음과 생각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아

취하고 버리는 것이 정확하지 못하고

혹 본질에서 벗어나 진실을 잃을 염려가 있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먼저 요긴한 길을 찾아서

확실하게 문과 뜰을 열어 놓은 다음에라야 제한된 분야가 없이 널리 배울 수 있고

한 가지 사례를 유추하여 앎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비록 임금이 배워야 할 학문을 주로 하였으나

실제로는 위아래 누구에게나 통하는 내용들입니다.

배우는 사람들 가운데서 널리 공부를 하여

차고 넘치기는 하나 귀결할 곳이 없는 사람은

마땅히 이 책을 통해 공부한 것을 수렴하여 요약하는 방법을 얻고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하여 고루하고 견문이 좁은 사람은 마땅히

이 책에 힘들 들여 학문을 하는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이 책은 사서와 육경의 입문서입니다.

만약 부지런히 노력하는 것에 싫증을 내고 간편한 것을 편안히 여겨서

학문을 하는 노력이 이 책에서 그친다면

문과 뜰만 찾고 방 안에는 들어가려고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신이 이 책을 엮은 의도가 아닙니다."

 

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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