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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n Life
무(無)로 녹다들 걸 생각하면 우리는 떨린다네. 그러나 무(無)는 인간의 몸을 받는게 더한 두려움이라네. 신을 사랑하는게 유일한 기쁨, 다른 환희는고통으로 변하네 무엇이 영혼을 상처입히는가? 인간으로 산다는 것. 본성의 활수(活水)를 맛보지도 못한 채 사람들은 죽음과 이 물질세계에 몰두하며 영혼의 감로(甘露)를 의심하네. 그런 의심은 줄일 수 있느니! 밤을 이용해 그대의 밝음을 일깨워라. 어둠과 흐르는 물은 한 쌍의 연인 그들이 함께 깨어 있도록 하라. 상인들이 배불리 먹고 깊은 잠에 빠졌을 때 우리 밤도둑들은 일을 하지 한밤 중에도 그대의 이마는 여명으로 빛나네. 그대는 춤추며 다가와 굽이굽이 어둠을 물리치고 질투에 종지부를 찍네. 루미 (물질적인 삶을 사는게 영혼에 상처를 주는 것)
최고의 선을 추구하는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가장 지혜로운 목적에 공헌한다. 어떤 것도 나쁘게 오지 않으며 지혜는 모든 형태의 악을 선으로 바꾸어 놓는다. 즐거운 빛으로 빛나려고 기다리는 별을 음울한 슬픔이 덮어 가리지만 지옥은 천국을 섬긴다. 그래서 밤이 지나면 멀리서 황금빛 영광이 온다. 패배는 우리가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더 순수한 의도로 더 고귀한 목적을 향해 나아기는 계단일 뿐이다. 손실은 이득으로 인도하며 기쁨은 시간의 언덕을 오르는 진실한 발걸음과 동행한다. 고통은 인간을 거룩한 기쁨의 길로 신성한 생각과 말과 행위의 길로 인도한다. 어둠을 드리우는 구름과 빛나는 광명은 위로 향한 인생의 대로를 따라 서로 맞닿는다. 불행은 그 길을 그름처럼 덮을 뿐 그 길의 목적과 종점은 밝고 드높은 성공의 ..
빛을 찾아 가는 길 돌부리 가시밭에 다친 발길이 아물어 꽃잎에 스치는 날은 푸나무에 열리는 과일을 따며 춤과 노래로 가꾸어 보자. 빛을 찾아가는 길의 나의 노래는 슬픈 구름 걷어가는 바람이 되라. -조지훈 시 '빛을 찾아 가는 길' 부분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윤동주 시 '새로운 길' 전문 인생 너무 크고 많은 것을 혼자 가지려고 하면 인생은 불행과 무자비한 칠십년 전쟁입니다. 이 세계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닙니다.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낮에는 해 뜨고 밤에는 별이..
파란 나비 김율희 놀랐다. 해바라기 얼굴, 달덩이만큼 커지던 날 울 엄마 달에 가셨다. 파란색 우주선 타고 빨간 색 손수건 흔들며 울 엄마 달에 가셨다. 놀랐다. 난 그 때 하늘 속으로 사라지던 울 엄마 연두색 치마 기억한다. 할아버지는 달 떴다고 달 떴다고 내내 헛기침만 하시고 나는 아빠의 등 뒤에서 왔다갔다하는 물고기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바다가 싫다고 했다. 왜 바다가 싫을까? 나는 바다가 좋은데 넘 좋아서 나는 고래가 되는 것이 소원이다. 수염고래나 이빨고래가 되면 내 나이도 칠천만 살이 되는 걸까?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으니 할아버지가 나에게 할아버지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나는 바다가 좋다. 하늘색 버스를 타고 우리 집 앞에 내린 사람은 머리가 백발이었다. 1 눈이 하도 커서 감고 있어..
정원에 내어놓은 의자 위에 나뭇잎이 떨어져 있다. 라벨의 찌가느가 그 나뭇잎 위로 쏟아진다. 흔들리는 가을 찌가느는 하늘빛이다. 굴뚝새가 한 말을 기억하니? 어릴 때 굴뚝새가 너에게 하던 말 기억 안 나니? 매일매일 너에게 속삭이던 말 다정하게 너하고 나누었던 그 말들이 기억나지 않니? 이 세상을 살았던 한 굴뚝새가 푸른 하늘 위에서 네게 했던 말 기억하고 있니? 굴뚝새 말로 기억하고 있니? 봄도 아니고 겨울 벌거벗은 몸 그대로 한 나무를 추억한다. 살아서 삶을 노래할 수 있다면 나무에 박힌 수없이 많은 그 못들을 먼저 빼줄 것이다. 인연으로 덜커덩거리며 아무 것도 모르고 그 땐 못을 박았다. 네 가슴에 네 머리에 그리고 네 심장에. 오늘, 응고된 눈물로 그 못들을 빼내며 나는 내 가슴에 못을 박는다. ..
가야산 홍류동 계곡 "첩첩 바위 겹겹 산봉을 미친 듯 품으며 울리니 지척의 사람 말도 분간하기 어렵구나 도리어 두려운 건 시비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이라, 짐짓 흐르는 물로 온 산을 둘러 감싸게 하였던가" 최북의 계류도에 이 시의 3구와 4구가 옮겨져 있다. 정구(1543~1620) 가야산유람기록 강준흠(1768~1833) 시에 얽힌 일화를 모은 책의 시작에 "제가야산독서당"수록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 있다 말하지 말고 올해 배우지 않고 내년 있다 말하지 말라 시간이 흘러 나와 함께 늦추지 않으니 오호라 늙어지면 이것이 누구의 허물인가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일초의 기간도 소홀히 하지 말라 연못가 봄풀이 꿈을 깨기 전에 뜰 앞의 오동이 가을소리 전하리니. 주자 권학문 고연희 그림 문학에 취하다에서 발췌
열 마지기 저택에, 다섯 마지기 뜰 물이 못에 가득하고, 대나무가 천그루라. 땅이 작다고 혹은 땅이 외지다고 말하지 말게 무릎 두기 넉넉하고, 어깨 기대기 넉넉하지. 집이 있고 뜰이 있고, 다리 놓고 배도 띄웠지. 책이 있고 술이 있고, 노래가 있고 악기도 있다네. 한 늙은이 그 속에서 흰 수염 날리고 앉았으니 분수를 알고 만족할 줄 안다면, 밖에서 무엇을 구하랴. 새가 나무를 택하여 보금자리 편히 만들 듯 거북이가 굴에 앉아 세상 넓은 줄 모르듯, 학, 괴석, 붉은 능각, 흰 연꽃, 내가 좋아하는 것들 모두 내 앞에 있구나. 때때로 술 한 잔 홀짝이고, 혹은 글 한 편 읊조리지. 아내과 자식 놈들 기뻐하고, 닭과 개도 한가롭네. 좋구나 걸어보자 나 장차 이 속에서 늙어가리라. 고연희 그림 문학에 취하다..
봄 칠월에는 화성 별자리가 흘러가네 구월에는 옷을 마련해야지 봄날이라 햇볓 비추고 꾀꼬리 여기저기서 지저귀네 여인들은 광주리를 들고 저만치 샛길을 걸어가 연한 뽕잎을 따네 봄의 낮은 길고 길어 쑥 뜯느라 정신없는데 여인의 마음이 아프고 슬픈 것은 귀공자님께 시집갈 일이지 가을 오월에는 여치가 다리 떨며 울고 유월에는 베짱이 날개 떨며 울지 칠월에는 들판에 있다가 팔월에는 처마아래 있다가 구월에는 문 앞에 있다가 시월이 되면 귀뚜라미가 우리집 침상 밑으로 들어온다네 집안의 구멍을 막고 쥐를 불로 그슬려 쫓으며 북향의 창을 막고 진흙으로 문을 바르라 아아, 우리 아내와 아이들이여 해가 바뀌려 하고 있으니 이방으로 들어와 편히 쉽시다. 촌가사경도 유월에는 아가위와 머루 따먹고 칠월에는 아욱과 콩 쪄 먹고 팔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