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gan Life

정원 시 : 백거이 "지상편" 본문

Amusement Story/Poetry

정원 시 : 백거이 "지상편"

Vegan Life 2015. 2. 22. 00:43

열 마지기 저택에, 다섯 마지기 뜰

물이 못에 가득하고, 대나무가 천그루라.

땅이 작다고 혹은 땅이 외지다고 말하지 말게

무릎 두기 넉넉하고, 어깨 기대기 넉넉하지.

집이 있고 뜰이 있고, 다리 놓고 배도 띄웠지.

책이 있고 술이 있고, 노래가 있고 악기도 있다네.

한 늙은이 그 속에서 흰 수염 날리고 앉았으니

분수를 알고 만족할 줄 안다면, 밖에서 무엇을 구하랴.

새가 나무를 택하여 보금자리 편히 만들 듯

거북이가 굴에 앉아 세상 넓은 줄 모르듯,

학, 괴석, 붉은 능각, 흰 연꽃,

내가 좋아하는 것들 모두 내 앞에 있구나.

때때로 술 한 잔 홀짝이고, 혹은 글 한 편 읊조리지.

아내과 자식 놈들 기뻐하고, 닭과 개도 한가롭네.

좋구나 걸어보자

나 장차 이 속에서 늙어가리라.

 

고연희 그림 문학에 취하다 p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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